날짜2020-09-18
제목바로를 축복하는 야곱2020-09-18 09:56
성경본문창 47:7-10
작성자 Level 8

7 요셉이 자기 아버지 야곱을 인도하여 바로 앞에 서게 하니 야곱이 바로에게 축복하매

8 바로가 야곱에게 묻되 네 나이가 얼마냐

9 야곱이 바로에게 아뢰되 내 나그네 길의 세월이 백삼십 년이니이다 내 나이가 얼마 못 되니 우리 조상의 나그네 길의 연조에 미치지 못하나 험악한 세월을 보내었나이다 하고

10 야곱이 바로에게 축복하고 그 앞에서 나오니라


요셉의 계획대로 야곱의 가족들은 모두 애굽으로 내려왔다.

요셉은 목축업을 가증히 여기는 애굽 지배층의 성향을 잘 알기에 그의 아버지와 형제들에게 그들이 목축업자라고 밝히도록 일러둔다.

그들은 그렇게 고센(라암셋)이란 지방에 살게 된다.

이는 사실, 비록 자신은 애굽의 총리가 되었지만, 그의 아버지와 형제들은 애굽의 문화와 종교에 물들지 않고 고유한 신앙을 지킬 수 있기를 바라던 요셉의 지헤로운 조치였다.


그 과정에서 야곱은 바로를 알현했다.

바로를 만나는 그 자리에 들어가서 야곱은 바로를 축복했고, 나올 때도 역시 그를 축복했다.

사실 고대근동에서는 강한 자가 약한 자를, 높은 자가 낮은 자를 축복하는 것이 관례인데, 

당대 최강의 제국을 호령하던 바로를 가나안 땅의 촌부이자 양치기인 야곱이 축복한 것이다.


사실 야곱은 복을 갈망하던 자였다. 

태어날 때부터, 성장과정에서도 형 에서와 항상 경쟁하며 복을 차지하려고 애쓰던 인생이었다.

밧단아람에서도 그의 외삼촌과 갈등을 겪으면서까지 그는 복을 받기 위한 삶을 포기하지 못했다.

그런 야곱이지만, 이제 나이가 들어서 인생의 황혼을 바라보면서 그의 생각도 바뀌고 있음을 보게된다.

자신의 인생을 나그네 길로 표현하면서 그 길이 험악한 세월이었다고 회상한다.

그 험악한 세월을 겪으면서 그의 믿음과 사고방식, 가치관 역시 연단된 것이다.

그는 특히 총애하던 요셉을 잃어버린 후, 그리고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못했던 베냐민마저 내려놓은 후, 

그의 삶의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포기로 얻는 참된 복과 평안을 맛보게 된 것이다.


그런 야곱이기에, 당대 최고의 권력자인 바로 앞에서도 두려움없이 바로를 축복할 수 있었다.

그는 이제 복을 얻기를 갈망하는 인생이 아니라, 복을 베풀기를 원하는 원숙한 노인, 진정한 원로가 되었다.

야곱은 그의 이름처럼, 속이고 빼앗어서라도 복을 갈망했던 불안과 초조, 두려움을 내려놓으면서,

오히려 주변 사람을 축복하고, 그들에게 자신의 것을 나누는 행복한 말년을 보내게 된 것이다.


내려놓음으로 얻게 된다.

포기할 때 이루게 된다.

복을 줄 때, 복을 받게 된다.

성경이 말하는 역설적인 진리, 가치전복적인 복의 개념이다.


오늘도 복을 얻기만을 갈구하는 어리석은 내 모습을 돌아본다.

복을 주는 자로 부르셨지만, 복을 움켜쥐고 사는 야곱같은 인생이 아니었나 돌이킨다.

비록 가진 것은 많지 않지만, 내게 주신 그것들을 내려놓고 나누면서 복된 삶을 더불어 살아내는 복된 존재이기를 간구한다.


댓글
자동등록방지
(자동등록방지 숫자를 입력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