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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반정부 시위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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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05 09:16:19

"식량도 약도 없다"…반정부시위 1년 아이티는 '붕괴 직전'

정부 부패 의혹에 시위 촉발…빈번한 유혈 충돌
전문가 "아이티 정치 혼란에 미국 책임도 크다"


"이 나라에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
반정부 시위가 거의 1년 가까이 이어지며 무법천지로 변한 중미 카리브해 '최빈곤 국가' 아이티에서 한 청년은 뉴욕타임스(NYT)에 이같이 말했다. 스타멘 몰리에르(27)는 "(이곳에서는) 더 이상 아무도 살 수 없다"고 말했다.
아이티는 말 그대로 붕괴 직전 상황이다. 연료는 부족하고 이에 따라 대중교통은 운행을 중단했으며 병원과 기업들도 문을 닫았다. 대부분의 학교는 지난달 초부터 이미 휴교 상태라 수백만명의 아이들이 동네를 그냥 떠돌아다닌다.  

아이티 반정부시위 © AFP=뉴스1 


수도 포르토프랭스 시위에 참가한 오토바이 택시기사 데스틴 위스델라덴스(24)는 "이 나라는 안전하지 않다"며 "식량도 없고, 병원도 없고, 학교도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아이티에서는 정부가 카리브해국가 석유동맹 '페트로카리브'를 통해 베네수엘라에서 석유를 수입하는 과정에서 수십억달러를 유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하지만 정부가 사건에 연루된 관리들을 조사하지 않자 반부패·반정부 시위가 촉발됐다.
커지는 시위를 경찰이 최루탄과 실탄을 가지고 진압하면서 희생자들도 생겨났다. 유엔에 따르면 아이티 전역에서 시위대와 경찰 간 유혈 충돌로 인해 최근 경찰 15명을 포함, 적어도 30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치안 역시 극도로 불안정해졌다. 도둑들은 학교에서 태양광 전기패널을 훔쳐갔고, 교회 내외부 벽에는 유탄이 박혔다. 폭력적인 시위대가 국제기구의 구호품들을 강탈해가는 일도 벌어졌다. 도심 곳곳은 불길에 휩싸였다
.

인구가 밀집된 남부도시 레케이에서는 주요 도로가 모두 차단돼 도시 전체가 거의 두 달 간 정전 속에 갇혀 지내는 일도 있었다. 이달 초부터 전력 가동을 다시 시작했지만 하루에 단 몇 시간 정도만 전기를 쓸 수 있는 정도다.
이런 가운데 조베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은 지난주 "사임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며 위원회를 구성해 위기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겠다고 밝혔지만 사태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아이티 반정부 시위대는 미국이 2017년 부정선거로 당선된 사업가 출신 모이즈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비판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민주주의를 지지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아이티에 관심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아이티의 오랜 정치 불안정엔 일부 미국 책임이 있다.
아이티는 한때 미국의 전략적 동맹국이었다. 냉전 시기 미국 정부는 반공산주의를 내세운 독재자 프랑수아 뒤발리에와 그의 아들 장클로드 뒤발리에 정부를 지지했었다.
1990년 아이티 사상 최초로 민주적 선거를 통해 좌파 성향의 장베르트랑 아리스티드 대통령이 선출되자 뒤발리에를 따르는 우파 군부와 아리스티드 사이에서 정권 쟁탈전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아이티에 경제 제재를 가하며 혼란에 불을 지폈다. 빌 클린턴 정부 도움으로 권력을 잡았던 아리스티드 대통령은 10년 뒤 쿠데타로 축출될 때 "부시 행정부가 배후에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제이크 존스톤 경제정책연구소 연구원은 "아이티 역사를 들여다보면 미국이 아이티 정부를 좌지우지했다"고 말했다. 


출처: http://news1.kr/articles/?3749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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