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고나브섬에서 전염병 예방 의료봉사·교육지원 활동
이동 진료 중인 김성은 씨[부산사람이태석기념사업회 제공]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올해 이태석 봉사상 수상자에 대지진 참사를 겪은 아이티에서 의료 봉사활동을 펼친 김성은(54) 씨가 선정됐다.
부산사람이태석기념사업회는 제11회 이태석 봉사상 수상자로 김성은 글로벌케어 아이티 지부장을 선정했다고 14일 밝혔다.
진주에서 의과대학을 졸업한 김 수상자는 '잊혀진 아이티'라 불리는 아이티 최빈지역 라고나브섬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의료활동을 펼친 라고나브섬은 중남미 카리브 해안에서 가장 큰 섬이다.
하지만 이곳은 오래전부터 죄수와 전염병 환자를 수용하는 지역이 되면서 정부로부터 사실상 방치돼온 곳이다.
전기시설은 물론 상하수도 시설이 없어 비위생적인 물과 화장실 때문에 주민들은 늘 콜레라, 이질 등 수인성 전염병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유아 사망 중 50% 이상이 설사로 생명을 잃을 정도로 의료 상황은 처참했다.
김씨는 그곳에서 전염병 치료와 예방에 전념했다.
그러던 중 뜻밖의 후원으로 꿈꾸던 의료시설 구축 계획이 구체화하자 그는 두 딸의 대학 교육비를 병원 부지 구매비로 내놓을 정도로 의료시설 마련에 열정을 쏟았다.
이렇게 해 2017년 새소망 클리닉이 완공됐다.
새소망 클리닉은 빈민가 동네에 자리 잡고 있다.
경제 능력이 없는 환자를 돌보고 무의촌 순회 진료를 했다.
의료 봉사뿐만 아니라 아이들을 위한 교육에도 힘을 쏟았다.
지금까지 100여 명 정도의 학생이 다니는 학교 3개를 신축 및 개축했다.
여기에다 80여 명의 빈민가 청소년들을 후원하며 그들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인재로 커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앞으로 직업 기술 과정을 포함한 학교를 건립하고 교육 수준도 단계적으로 높여 나갈 계획이다.
수상 소식에 김씨는 "수년 동안 의료, 교육, 지역 개발 등을 해왔지만 돌이켜보면 부끄러움과 아쉬움이 남는다"며 "이태석 신부께서 어려운 환경 속에서 가난한 이들과 함께한 일들이 얼마나 어렵고 고귀한 일이었는지 이제야 알 것 같다. 이 상은 초심으로 돌아가는 새로운 시작이 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제11회 이태석 봉사상 수상자 김성은 씨[부산사람이태석기념사업회 제공]
얼마 전 김 지부장은 아이티 현지의 어지러운 사회 문제로 쫓기다시피 귀국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매일 함께한 현지 직원들과 도움이 필요한 마을 주민들이 걱정된다"며 "10만명에 이르는 주민들이 매일 1달러도 안 되는 수입으로 하루를 연명하고 있다"며 이들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이태석 봉사상은 아프리카 남수단 톤즈에서 사랑과 나눔을 실천한 이태석 신부를 기억하고 그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제정된 상이다.
시상식은 내년 1월 12일 부산시청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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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1/12/14 11:08 송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