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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 탄생과 발전 그리고 기독교 영성의 역할


현대 문명의 첨단에 속하는 병원이 단순히 의학, 화학, 생물학 등의 자연 과학에 기원을 둔 것이 아니라, 기독교 영성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는 것은 놀라운 발견이다.
구약성경이 강조하는 ‘고아와 과부의 하나님 사상’과 헬레니즘의 기부 정신은 지중해 세계에서 평행선처럼 서로 만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기독교 영성은 ‘가난한 자들을 위한 기부’라는 시대정신을 창조하고 민심 저변으로 확산시켜 나가면서, 기어코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병원을 ‘발명’하고 확산시켰다.
본서는 역사적으로 로마제국을 지나 수도원과 비잔틴병원, 프랑스병원, 종교개혁에 이르까지 4세기부터 19세기까지 기독교 사회 복지의 역사에 대해 병원을 중심으로 연구하였다. 특별히 본서는 오늘날 우리가 현대적 병원에서 기대하고 얻을 수 있는 것보다 훨씬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이런 맥락에서 4세기 기독교 시대의 시대정신이 가진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눠주고 네 보화를 하늘나라에 쌓고 그리스도를 따르라(마 19:21)로 요약되는 복음적 가난을 제자도의 관문으로 삼았던 맥락을 이해할 수 있다. 만유의 왕인 그리스도가 스스로 가난한 자가 됐다면, 그리스도의 가난을 따르는 것이야말로 제자의 길이다.
- p. 139

기독교적 병원은 이런 영성의 토양에서 싹이 돋고 양분을 얻으면서 성장했다. 그러기에 병원사(史)는 영성사(史)의 주요한 증인이며, 치유 받은 내면이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 확고한 외연이다.
- p. 161

4-5세기 기독교가 형상화했던 각종 보호 시설들과 칙법들은 가난하고 병들고 버림받은 약자에 대한 배려와 돌봄이 없이는 종교적인 거룩함도 있을 수 없음을 옹호한다. 초기 기독교의 발명품인 병원이 이뤄 낸 혁신은 의료적 치료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대규모로 이뤄진 지속적인 빈민 구제 사업에 있었다.
- p.211

기독교적 장소요 사회적 보호의 대명사였던 프랑스병원은 중세 말기에 이르러 가난한 자들에 대한 돌봄을 넘어서 의학을 통한 치료에 점점 더 주목하기 시작했다. 건강의 회복은 오랫동안 기도와 종교심의 영역에 남아 있었으나 중세 말기에 이르러 의술이라는 방향으로 접목되기 시작한다.
- p.319

또한 세 번째 시기에 호스텔, 구빈 기능 등 전통적인 병원의 역할 외에 여성의 출산을 돕는 일이 본격적으로 영국병원의 활동 범위 안에 추가되기 시작한다. 캔터베리의 성 토마스병원은 1363년부터 출산을 돕기 시작했는데, 1414년에 이르러 조산(助産)이 병원의 주요 목적 중의 하나로 인정된다. 동시에 환자들을 위한 의료적 기능이 점차로 발전되기 시작한다.
- p.374

독일의 종교개혁가들은 ‘오직 믿음으로’(sola de), ‘오직 은혜로’(sola gratia), ‘오직 성경으로’(sola scriptura)와 같은 신학적 명제에만 머문 것이 아니라 종교개혁의 신학적 관점이 현실과 사회를 어떻게 개혁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보였다. 앞서 설명했지만 종교개혁의 신학에 기반을 두고 빈민 보호나 병원을 재조직하는 과정에서 가난과 질병의 문제가 사회개혁의 중심적 과제 중 하나로 부상한다.
- p.435

병원이 질병에 걸린 자들의 영혼을 돌보는 특수한 교회로 출발해 그런 교회로 발전돼 갔다는 사실은 오늘날 우리가 현대적 병원에서 기대하고 얻을 수 있는 것보다 훨씬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바실리오스는 “몸도 돌보아 주지만 영혼을 치료해야 한다”고 했다.
- p. 463

출처 GODpeople mall 도서
 
URLhttps://mall.godpeople.com/?G=978893412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