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2022-02-24
제목의심과 질문은 불신앙이 아니다2022-02-24 09:46
성경본문시 77:5-9
작성자 Level 8

77:5-9

 

내가 옛날 곧 지나간 세월을 생각하였사오며 밤에 부른 노래를 내가 기억하여 내 심령으로, 내가 내 마음으로 간구하기를 주께서 영원히 버리실까, 다시는 은혜를 베풀지 아니하실까, 그의 인자하심은 영원히 끝났는가, 그의 약속하심도 영구히 폐하였는가, 하나님이 그가 베푸실 은혜를 잊으셨는가, 노하심으로 그가 베푸실 긍휼을 그치셨는가 하였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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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은 불신이 아니라, 또 다른 형태의 믿음이기도 합니다. 시인이 던지고 있는 모순 같아 보이는 질문들은 절망과 진토 가운데서 던지는 역설적 신앙의 고백이었습니다. 영원히 자기 백성을 잊지 않으시는 하나님, 자신을 버리실 리 없고 은혜 베풀기를 멈추실 리 없는 하나님을 신뢰하기에 가진 의문이었습니다. 하나님을 부정하고 멀리하려는 불평은 불신앙이지만, 하나님을 인정하고 가까이하려다 품게 되는 의문과 질문은 시가 되고 기도가 됩니다.

(매일 성경, 2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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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이 계시지 않는 것 같은 현실, 기도해도 아무런 응답이 없는 시간, 아니 기도조차 할 수 없는 절망과 낙심, 회의에 빠질 때가 있다. 머리로는 하나님이 살아계시고, 역사하시고, 인도하신다고 알고 있는데, 내 현실은 그렇게 인정할 수 없을 때가 있다.

내가 정말 하나님을 믿고 있는 것인지, 내 감정과 체험을 믿고 있는 것인지 헛갈릴 때가 있다. 내가 만났던 하나님이 지금, 내가 가장 힘겨운 순간엔 나를 외면하고 침묵하시는 것 같은 때가 있다.

그런 시간들, 영혼의 깊은 밤 같은 시간들이 실은 역설적으로 신앙을 웅변하는 것이다. 하나님을 신뢰하기에, ‘그럴 리가 없는데...’ 하면서 하나님에 대한 기대를 아직 저버리지 못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침묵이 아니라, 내 기도에 문제가 있는 것인가 싶고, 하나님의 부재가 아니라 내가 의심이 많은 것인가 싶다. 그 너머에는 하나님의 존재에 대한 확신이 있고, 하나님의 임재에 대한 갈망이 있기에 그런 질문과 의심이 생기는 것이다.

정답은 없다. 다만 있다면, 그런 하나님을 여전히 묵상하는 것이다. 묵상하면서 견디는 것이다. 견디면서 은혜를 갈구하는 것이다. 그렇게 시간이 가야한다. 때가 지나야 한다. 기한이 차야한다. 그 긴 밤은 속절없이 흘러간다. 그러나 의미 없이 지나는 시간은 결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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